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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장의 메시지_44] 언어의 품격

  • 작성일2024-10-17
  • 작성자관리자
  • 조회수103
  • 첨부
언어의 품격

총장의 메시지 44

언어의 품격


1996년 뉴욕대학교 심리학과 존 바그(John A. Bargh) 교수팀은 학부 수강생을 30명씩 두 그룹으로 나눠서 단어들을 넉넉히 제시한 뒤에 네 단어를 엮어서 간단한 문장을 만들어 보도록 했습니다. 한 그룹은 실험을 위해 노인을 연상시키는 은퇴, 빙고, 회색, 주름살, 고독 등의 단어들(worried, Florida, old, lonely, grey, selfishly, careful, sentimental, wise, stubborn, courteous, bingo, withdraw, forgetful, retired, wrinkle, rigid, traditional, bitter, obedient, conservative, knits, dependent, ancient, helpless, gullible, cautious, alone)이 주어졌습니다. 두 차례 학습이 끝나고 나서 이들이 방을 나가서 복도 끝까지 걷는 시간을 쟀습니다. 놀랍게도 노인을 연상하는 단어를 받았던 그룹이 일반적인 단어를 받았던 그룹보다 훨씬 더 천천히 걷는다는 사실을 발견했습니다. 노인을 떠올린 생각이 무의식적으로 노인과 같은 행동을 유발한다는 걸 증명한 겁니다. 이 실험은 언어에 대한 암묵적 기억이 인간의 사회적 행동에 영향력으로 작용하는 속성을 밝혀내 인지심리학 교과서에도 게재되었습니다.

인식하지 못한 상태에서 먼저 경험했던 어떠한 것이 다음에 할 행동에 영향을 미칩니다. 하나의 자극에 노출됨으로써 의식적인 지침이나 의도 없이 후속 자극에 대한 반응에 영향을 미치는 ‘프라이밍 효과(priming effect)’입니다. 먼저 인지된 단어가 점화(點火, prime)되어 나중에 제시된 말이나 행동으로 나타나는 현상을 말합니다. 코카콜라가 ‘뉴스 직후 광고 금지’ 방침을 고수하는 이유도 프라이밍 효과 때문입니다. 대부분 뉴스가 밝은 내용보다는 사건과 사고, 심각하고 부정적인 내용을 더 많이 전달하는 보도의 속성으로 인해 뉴스 직후엔 시청자들의 심리가 무거워진 데다가 탄산음료의 부정적 이미지가 상품에 대한 거부감으로 나타나는 걸 경계하는 겁니다.

말은 단순한 의사소통의 도구만이 아닙니다. 사람의 인격과 품격을 반영하며, 인생을 변화시키는 강력한 수단이 됩니다. 품격 있는 언어 사용은 개인의 이미지를 형성하고, 신뢰와 존경을 얻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발표에는 정확한 발음, 명확한 표현, 자신감 있는 태도가 핵심입니다. 이 프리젠테이션의 스킬이 학술 발표나 비즈니스, 입사 면접의 성패에 결정적인 영향을 주고, 직장에선 승진의 기회를 좌우하기도 합니다. 언어에는 자신은 물론 타인의 생각과 감정, 행동을 변화시키는 힘이 있습니다. 말은 어휘부터 잘 선택해 사용해야 합니다. 성공하는 사람들은 하나같이 인간관계의 첫 번째 성공 요건으로 ‘말솜씨’를 꼽습니다. 시의적절하며 능숙한 말솜씨는 힐링을 경험하게 해주며, 행복한 열매를 맺게 하며 나아가 삶을 변화시키는 힘이 있습니다. 언어에도 품격이 요구되는 이유입니다. 암기와 시험에 익숙한 학교 교육에선 생각을 표현하는 학습, 커뮤니케이션 교과목을 소홀히 하는 게 안타깝습니다.

그러나 성공적인 커뮤니케이션, 언어의 사용법을 알려주는 자기개발서는 많습니다. 인생을 바꾸는 품격 있는 언어의 사용을 위한 키워드는 한결같습니다. 첫째, 부정적인 표현보다는 긍정적인 언어의 사용입니다. “공부 좀 해라” 보다는 같은 말이라도 “너는 노력하면 뭐든 할 수 있어.” 표현이 훨씬 효과가 좋습니다. 둘째, 경청과 공감의 태도입니다. 상대방의 말을 끊지 않고 끝까지 듣고, “네가 그렇게 느낄 수도 있겠구나” 이렇게 공감하는 게 대화의 품격을 높이는 표현입니다. 셋째, 명확하고 간결한 표현입니다. 핵심을 빠르게 전달해 상대방이 이해하기 쉬워야 합니다. 매장에서 불평하는 고객에겐 복잡한 설명보다 명확한 해결책이 더 효과를 봅니다. 말이란 완벽하게 하는 게 참으로 어렵습니다. 생각부터 옳아야 바른말이 됩니다. 말은 행동을 낳고, 행동이 쌓이면 습관이 되고, 습관은 인생을 결정합니다. 품격 있는 대화를 위해선 부단한 노력이 필요합니다.

수많은 스타가 명멸하는 변화무쌍한 연예계. 아이돌이 넘치는 한류의 중심에서 세대를 초월해 기성세대의 퇴근길을 풍요롭게 하는 라디오 음악 프로그램이 있습니다. 1990년부터 35년째 한결같이 생방송으로 진행되는 ‘배철수의 음악캠프’. 번뜩이는 재능이 끊임없이 분출되는 뮤지션들의 세계에서 대한민국 팝의 전설이 된 배철수 동문(통신 72학번)이 과거 ‘활주로’ 원년 팀과 모교의 제1회 활주로 축제를 찾습니다. 그가 푸근한 이미지로 팬들의 사랑을 받으며 수십 년간 변함없이 명성을 유지해 온 비결은 바로 성실함에 있습니다. 무엇보다도 DJ로서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그의 말에는 인품과 진심, 바름과 따듯함, 그리고 무게감이 묻어납니다. 10월 26일(토)은 우리는 활주로 무대에서 그걸 직접 확인하는 날입니다. 작은 언어 습관의 변화가 여러분의 인생에도 얼마든지 변화를 가져올 수 있습니다. ‘말의 힘’의 재발견입니다. 읽어볼 만한 책을 소개합니다.




언어의 품격 : 네이버 도서 (naver.com)

[시론] 정치인, 언어부터 바꾸자 - 대한경제 (d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