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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장의 메시지_10] 세상일이 마음먹은 대로 되지 않는 이유

  • 작성일2023-02-03
  • 작성자비서실
  • 첨부

시간과 비용, 그리고 위험.

무슨 일을 도모할 때면 떠올리는 단어들입니다. 어떤 계획을 세울 때 우리는 의식적이든 무의식적이든 이 세 가지를 생각합니다. 시간이 얼마나 걸릴까, 비용은 얼마나 들까, 그리고 여기에 따르는 위험은 없을까. 성과를 내기까지 몇 년씩 걸리는 일이라면 사업가에겐 중기 계획이 되고, 미래를 준비하는 청년들에겐 대학 생활을 설계하는 일이 여기에 속할 겁니다. 이때 비용과 시간을 과소평가해서 성공 확률을 과대평가하는 실수를 경계해야 합니다. 막연하게 미래를 낙관하는 데서 오는 계획오류의 함정 때문입니다.

 

대체로 사업가의 30%가 자신의 실패확률을 제로라고 생각하며, 80%는 성공확률을 70% 이상으로 낙관한다고 합니다. 불확실한 현실에선 물론 통계적으로 불가능한 일입니다. 미국 퍼튜대의 쿠퍼(A.C.Cooper) 교수는 1988년 학회지에 이 흥미 있는 연구의 결과를 게재했습니다. 2,994명의 경영자를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81%의 응답자는 자신이 계획하는 사업이 성공할 확률이 70%라고 답했고, 30%는 실패확률이 제로라고 했습니다. 개인의 역량이나 사업의 성격에 따라 더 성공할 것 같은 사람이 더 낙관적일 것이라는 기대와 달리 준비되지 않은 사람도 똑같이 응답했습니다. 스스로 운명을 통제할 수 있다는 믿음으로 인해 누구나 극단적인 낙관에 빠질 수 있다는 얘기입니다.

 

계획오류는 실제로 할 수 있는 것보다 훨씬 많은 목표를 세웠다가 계획을 달성하지 못하거나 계획했던 것보다 더 많은 시간과 비용이 드는 걸 의미하는 심리학 용어입니다. 어떤 일을 계획하는 데 있어 자신을 과대평가하거나 변수를 충분히 고려하지 않고 비현실적인 최적의 상황을 가정하는 경향으로 발생하는 실패입니다. “꿈을 실현하기 위해 오늘 당신은 무얼 하고 있습니까? 그게 쉬운 일이라면 꿈을 못 이룰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겁니다.” 세상을 만만히 보는 게으른 완벽주의자들에게 런던정경대학의 그레이스 로던(Grace Lordan) 교수는 저서 <5년 후, 5 Years Later>에서 제대로 시간 쓰는 법을 제시합니다. 뻔한 소리 같지만, 행동과학적 접근이라 얘기가 와닿습니다.

 

수많은 이유로 종종 계획이 뒤틀릴 때마다 시간을 어떻게 관리하는가를 먼저 생각해 봐야 합니다. 빠듯한 일상에서 새로운 일을 위해 짬을 내기 어렵게 하는 걸림돌은 뭘까? 시간가치에 대한 태도부터 살펴야 합니다. 눈앞의 작은 효용과 미래의 큰 효용 사이에서 시간을 선택할 때 우리는 지금의 손익부터 따지게 됩니다. 카톡과 넷플릭스 영화에는 두세 시간을 기꺼이 쓰지만 같은 시간을 외국어 배우거나 자격증을 준비하는 데는 인색하기 쉽습니다. 당장 즐거움을 취하고 비용을 나중에 부담해야 하는 행동들은 많습니다. 저자는 이를 시간 좀벌레 time-sinker’라고 칭합니다. 적절한 표현입니다. 친구와의 잡담, 과음, 끊임없는 SNS가 시간을 좀먹습니다. 직장인에겐 무의미한 행사 참여나 과도한 정치적 관심도 가치 있는 활동에 쓸 시간을 좀먹는 일입니다. 시간이 없다는 건 이들에게 착각입니다. 그 착각이 낙관을 낳고 계획오류에 빠지게 합니다.

 

재학생 여러분,

잘나가는 사업가는 계획하는 일마다 성공확률이 높고, 실패하는 사업가는 하는 일마다 실패를 반복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들은 왜 승승장구하고 연전연패할까요. 실패하는 사람은 서너 개의 돌다리만 보고 낙관해 건너뛰지만, 성공하는 사업가는 열 개의 돌다리를 모두 두드려 확인하고 나서야 비로소 물을 건넙니다. 계획오류를 얼마나 줄이느냐의 차이입니다. 세상일은 만만하지 않습니다. 방학 때면 의욕적으로 작성했던 시간표를 왜 실천하기 어려웠던 이유도 분명합니다. 새해 결심이 작심삼일 되지 않게 시간 좀벌레부터 퇴치해 봅시다. 남은 방학 중 읽을 만한 책이 있어 추천합니다. ()

 

5년 후그레이스 로던, RHK, 2022

새해 결심, 작심삼되지 않게 시간 좀벌레퇴치하라 - 조선일보 (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