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괴팍하고 기이한 성향을 충분히 갖고 있지 않은 사람은 좋은 작가가 될 수 없다. 중심 또는 주류에 머무르려는 성향을 작가의 입장에서 보면, 편리하고 안전한 선택이긴 하지만 창의성 측면에서는 치명적이다.”
2018년 노벨 문학상을 수상한 폴란드 작가 올가 토카르추크의 에세이와 강연록을 묶어 최근 출간한 <다정한 서술자 Czuły narrator, 2022>에서 저자는 글 쓰는 사람에게 필요한 덕목 가운데 하나가 ‘괴벽’이라고 말합니다. 평범한 삶의 얘기로는 독자의 관심을 끌지 못한다는 얘기지요. 상식과 정도를 많이 벗어난 극적 요소가 담길수록 흥미 있는 얘깃거리가 되고, 진짜 드라마가 된다는 설명에 수긍이 가는 대목입니다. 드라마나 소설 속의 인생은 그래서 극적이고 늘 고단할 수밖에 없습니다.
#2 “나는 뉴욕에서 가장 불행한 청년 중의 한 사람이었다. 나는 생계를 위해 트럭을 팔았는데, 트럭이 어떻게 움직이는 줄도 몰랐고, 또 그것을 알려고도 하지 않았다. 나는 무엇보다도 내 직업을 경멸했다. 뉴욕 서부 56번가에 있는 허름한 셋방 그것도 바퀴벌레가 득실거리는 곳에서 사는 것에 진력이 났다. 아침에 일어나 벽에 걸려 있는 넥타이를 매려고 보면 바퀴벌레가 새까맣게 붙어 있던 걸 지금도 마치 어제 일같이 그때를 기억한다.”
미국 미주리주의 한 시골 농장에서 태어나 사회생활을 하면서 수많은 실패를 경험한 후 성인 대상의 대화법과 커뮤니케이션 강의로 선풍을 끌고 불후의 명저들을 남긴 사람이 있습니다. 데일 카네기(Dale Carnegie)입니다. 그의 저서 <행복론 How to Stop Worrying and Start Living, 1936>의 서문에 담긴 얘기입니다. 그는 학창 시절 품었던 무지개 꿈이 산산조각이 나면서 마치 악몽처럼 바뀐 운명에 대해 스스로 이렇게 반항했지요. 이것이 인생이란 말인가? 이제는 경멸하는 생활에 종지부를 찍어야 할 때라고 느낀 그는 스스로 미래를 바꾸고 인생을 완전히 바꿨습니다. 예상했던 이상으로 성취한 소망의 담긴 자전적 얘기들은 지금까지도 세계적으로 자기계발서의 원조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세상은 완전한가? 열심히 사는 만큼 누구나 공정하게 보상을 받고 그만큼 행복도 비례할까? 그렇지 않은 게 현실입니다. 시험으로 치자면 가장 풀기 쉬운 게 완전시장을 가정한 최적화 문제일 겁니다. 그런데 세상은 그렇게 평등하지도 완전하지도 않다는 게 문제입니다. 이 자연스러운 사회적·경제적 현상을 소위 ‘20-80 파레토 법칙’이라고 합니다. 이탈리아의 경제학자이자 사회학자였던 파레토(Vilfredo Pareto)는 인간의 행동을 연구해 일반균형이론으로 발전시켰습니다. 그의 이론은 사회마다 소득분배의 패턴은 비슷하다는 것으로 맥락이 이어집니다. 사회적 요인이 작용해 구성원들이 소득분포에 만족하는 최적의 비율이 존재하기 때문이지요. 그는 1906년 당시에도 이탈리아 전체 인구의 20%가 국가 자산의 80%를 소유하고 있다는 걸 밝혀내기도 했습니다. 어느 사회건 엘리트 계층은 필연적으로 생겨날 수밖에 없다는 불평등의 최적화이론인 셈입니다.
세상을 이끌어 가는 건 20%의 엘리트 집단이고, 80%의 다수가 뒤를 따릅니다. 80%는 사회의 주류가 되더라도 역시 반대쪽의 20%는 적응하지 못하는 집단으로 남습니다. 실제로 백화점 매출의 80%는 20%의 핵심 고객한테서 나오고, 상위 20% 소득계층이 국가 세금의 80%를 내며, 잘 팔리는 제품 20%가 전체 매출의 80%를 담당하는 게 현실입니다.
우리는 불완전한 세상에서 미래를 예측하기 어려운 시대를 살고 있습니다. 지금 살아가는 의미나 인생의 목적을 어디에 두어야 할까요. 지금 불확실한 미래로 고민하는 청년들에겐 주류적 사고를 할 것을 권합니다. 내가 주류라는 의식은 엘리트의 패권적 사고가 아닙니다. 우리 사회를 이끌고 나갈 책임 의식이자 인생의 도전을 뜻합니다. 이미 20%의 주류에 들어와 있는 우리 한국항공대 재학생들이 불완전한 세상을 인정하고 있다면, 반대쪽 20%의 비주류적 사고는 우려되지 않습니다. 경제는 평등할 수 없고, 경제학도 그래서 불평등을 전제로 하는 학문입니다. 세상을 움직이는 힘도 물론 불평등합니다. 그걸 인정해야 세상이 제대로 보입니다. 이전에 집필했던 칼럼을 공유합니다.
[시론] 불평등을 인정해야 내가 행복해진다 - e대한경제 (d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