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녕하십니까?
우리 대학이 개교 70주년을 맞이하였습니다.
개교일은 6월 16일이지만 학사일정 편의를 위해 오늘 기념식을 개최하게 되었습니다. 짧은 준비기간에도 불구하고 행사를 준비해 오신 기념사업위원회 유병선 위원장님과 기획처를 비롯한 모든 교직원 여러분들의 노고에 감사를 드립니다.
오늘 이 자리는 한국항공대학교가 지나온 항로를 회상하고, 다음 100년을 향해 나아갈 방향을 조망하는 자리입니다. 우리 대학이 지나온 70년은 대한민국 민간항공의 역사 그 자체입니다. 그리고 수많은 역경을 헤쳐온 의지와 성취의 시간이었습니다. 1952년 개교할 당시에는 교통부 산하의 특설 교육기관이었지만, 1968년 교육부 산하로 이관된 이후 1979년에 대한항공 그룹인 정석인하학원으로 민영화되었고, 1992년 종합대학으로 전환하여 현재에 이르렀습니다. 올해는 특히 부산 초량동과 서울 용산 시절을 거쳐 1963년 이곳 화전에 터전을 마련한 지 꼭 60년이 되는 해입니다. 그동안 양적 경쟁을 추구해 온 많은 국내 대학들이 학령인구의 급감과 새로운 교육환경으로 심각한 어려움에 빠져 있습니다. 다행히도 우리 대학은 항공 특성화 기조를 유지해 온 덕분에 지금은 오히려 도약을 준비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는 방만한 대학 운영을 경계하고 차별화를 추구해 온 탁월한 선택의 결과입니다.
우리 대학이 성취한 그간의 변화는 다음과 같이 몇 가지로 요약될 수 있습니다. 우선, 항공과 관련하여 다양한 분야에서 균형 있는 발전이 있었습니다. 항공교통과 물류, 스마트 드론과 자율주행 등 AI 융합학문으로 전공영역을 확대하면서 시대적 흐름과 함께 첨단학문의 영역을 꾸준히 넓혔습니다. 항공운송과 정책, 항공우주 기술정책에 대한 영향력도 크게 높아졌습니다. 이제 아시아 최고의 ‘항공우주 종합대학’으로 도약할 인프라를 갖추었습니다.
그리고 산학협력을 위한 여건도 마련되었습니다. 대한항공의 브랜드를 공유하면서 재학생들의 인턴십 개발과 취업 등 한진그룹과 다양한 협력을 모색할 기회가 늘어났기 때문입니다. 뿌리 깊은 대학의 차별화된 강점을 적극적으로 구현하는 노력은 이제 교직원과 대학 운영진의 몫입니다. 긍정적인 변화들만큼이나 아쉬운 부분도 많습니다. 우리는 미흡한 부분들을 개선하는 일부터 서둘러야 합니다. 무엇보다도 현실에 안주하려는 무사안일의 대학문화를 벗어나 역동성을 확보해야 합니다. 그래야만 4차 산업혁명이 요구하는 교육과 연구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습니다. 낡은 틀을 허무는 혁신이 가장 확실한 대안입니다.
航大 가족 여러분!
시대가 변한만큼 대학의 전통적 가치인 교육과 연구의 실천성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우리도 발상의 전환을 해야 합니다. 개교 70주년에 즈음한 성찰을 통해 핵심과제를 몇 가지로 정리해 봤습니다.
첫째, 교과과정 구성과 운영에 산업계를 참여시키고 연구개발 등 산학협력에 역점을 두어야 합니다. 대학은 이제 지식의 상아탑이기보다는 시장경제의 흐름을 따르는 기업의 경영을 배워야 합니다. 이는 고객인 학생과 산업계를 만족시키는 교육으로 전환해야 함을 뜻합니다. 교원의 세대교체와 더불어 신진교수들의 역할이 그래서 중요합니다.
둘째, 학생들의 인턴십, 현장 학점제 교육을 강화해 우리 대학을 차별화해야 합니다. 최근 항공업계의 침체에도 불구하고 이번 하계방학 동안 소규모이긴 하지만 대한항공의 인턴십, 한진그룹과 유망 중소기업의 현장 교육을 시작합니다. 이를 점차 확대하여 2025년까지 4학년의 현장 인턴십을 의무화하여 취업과 연계해야 합니다.
셋째, 내년부터 온라인 공개강좌를 시작하고, 타 대학들과 학점공유를 추진할 것입니다. ‘윈-윈’하는 대학 간의 학점공유는 풍부한 교과목 운영으로 학생들의 학습 선택권을 넓힐 것입니다. 그만큼 과목담당 교수에게는 적지 않은 변화와 노력이 요구됩니다.
한국항공대학교는 잠재력이 풍부한 대학입니다. 소수 정예의 이공계 첨단학과들, 항공업계에 구축된 최대의 동문 네트워크, 미래의 성장 동력인 항공과 우주산업, 유능한 교수진의 지속적 충원, 재단인 글로벌 대한항공 그룹은 모두 우리 대학만의 경쟁력입니다. 한국항공대학교는 이제 새로운 도전을 시작합니다. 도전은 조직의 변화에서 시작되고, 미래를 위한 변화에는 번거로움, 때로는 고통이 뒤따를 것입니다. 그러나 지금 디지털 시대가 우리에게 그것을 원하고 있습니다. 여러분과 함께 지금부터 도약을 시작하겠습니다.
우리의 지향점은 아시아를 대표하는 항공우주 종합대학, ‘히든 챔피언(Hidden Champion)’입니다.
여러분의 동참과 협조를 당부드립니다.
감사합니다.
2022년 5월 26일
총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