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항공대학교

울진비행훈련원 입과식

안녕하십니까?

여러분의 훈련원 입교를 축하합니다.

오늘부터 교육을 시작하는 여러분은 민간 조종사의 꿈을 안고 치열한 경쟁을 통해 이 자리에 섰습니다.
오늘의 출발은 그동안 최선을 다한 여러분의 노력과 부모님의 보살핌 덕분일 것입니다.

그러나 인생을 건 도전은 지금부터입니다. 이 도전은 약 2년 가까운 시간과 노력이 투자되어야 하는 고된 과정입니다. 지금부터 훈련원 과정을 시작하는 22명의 입과생 여러분께 몇 가지 당부의 말을 드리고자 합니다. 우선 ‘10년의 법칙’ 10-Year Rule입니다. 어느 분야든 프로가 되려면 남다른 노력이 있어야 합니다. 이는 모든 분야에서 입증된 경험의 법칙입니다. 천부적 재능이 있는 사람이라도 이보다 짧은 시간에 성공을 거두는 경우가 없기 때문입니다. 타고난 천재라고 해도 모두 사회에서 성공하는 것은 아닙니다. 모든 성공에는 ‘10년의 법칙’이 있습니다. 창의성이 개인의 머릿속에 온전히 존재한다고 보는 건 착각입니다. 역량을 쌓은 것은 지능을 넘어서는 일입니다. 제 아무리 우수한 DNA, 넘볼 수 없는 재능에다 최고의 교육이 더해져도 ‘학습의 시간’을 뛰어넘을 수는 없습니다.

아인슈타인이 16세이던 1895년 특수상대성에 대한 통찰을 시작해 상대성이론을 완성(1905)하는 데 10년이 걸렸습니다. 버너스 리가 검색프로그램 인콰이어를 개발해 1990년 인터넷으로 발전시키는 데에도 꼭 10년이 걸렸습니다. 상위 1%들은 어떻게 성공하는가? 그들이 속한 사회와 문화의 조건을 분석해 성공의 담론을 뒤집었던 ‘아웃라이어(2009)’라는 책이 있습니다. 저자인 말콤 글래드웰은 이 책에서 투자와 성과의 인과성을 ‘1만 시간의 법칙’이라고 불렀습니다. 재능과 지능의 성공 신화는 존재하지 않는다는 얘기입니다. 그 분야에서 진정한 전문가가 되려면 노력의 시간이 필요합니다. 이 점에선 10년의 법칙과 다르지 않습니다.

조종사는 대표적인 프로의 세계에서 외길을 걷는 직업입니다. 프로에겐 남다른 게 있어야 성공합니다. 오랜 시간 훈련과 체험으로 몸에 밴 몰입의 경지와 전념의 지혜입니다. 여러분은 이미 평범한 직업 대신 ‘10년의 법칙’을 요구하는 프로를 선택했고, 그 길에 들어섰습니다. “생각이 많으면 진다.” 직업적으로 피 말리는 승부수를 던져야만 하는 류현진 선수의 이 말도 여러분들이 새겨두었으면 합니다. 스스로 인생의 방향을 정했으면, 정진하라는 얘기입니다.

올해로 개교 70주년을 맞이한 우리 대학은 대한민국 민간항공의 역사입니다. 그리고 이곳 울진은 이제 국내 민간 조종사의 또 다른 산실로 자리 잡았습니다. 안전을 최고의 가치로 생각하는 우리 훈련원은 최고의 차별화된 프로그램으로 여러분께 엄격한 교육훈련을 요구할 것입니다. 입과생 여러분은 한국항공대학의 가족이고, 소중한 자산이기 때문입니다. 여러분 모두 교육과정을 성공적으로 이수하고, 소망하는 민간 조종사의 꿈이 이루어지길 바랍니다. 그동안 코로나로 암울했던 항공업계도 지금은 회복 중이고, 여러분이 훈련과정을 마칠 즈음이면 조종사의 수요가 크게 늘어 있을 것입니다. 여러분의 장도에 행운이 함께 하길 빕니다.

감사합니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