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누구든 인공지능 AI에 대해 제대로 알게 되면 최소한 3일 밤을 뜬눈으로 지새우게 될 것이라 믿는다. 생성형 AI를 몇 시간만 써보면 깨닫게 된다. 아주 낯설고 생소한 이 기술이 머지않아 모든 것을 바꾸어 놓을 것이라는 생각이 확연해진다. 흥분과 불안이 뒤섞인 감정 속에서 이런 의문에 사로잡혔다. ‘내 직업은 앞으로 어떻게 될까? 우리 아이들은 어떤 직업을 가질 수 있을까? AI가 진짜로 생각이라는 걸 할 수는 있는 걸까? 그래서 2022년 11월 챗GPT가 출시된 직후부터 뜬눈으로 지새우는 밤이 시작됐다.”
- Ethan Mollick, Dual Brain(2024) 中에서 -
2024년 <TIME>이 선정한 인공지능 분야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인물 중 한 명인 펜실베이니아대학교 와튼스쿨 교수인 이선 몰릭(Ethan Mollick)이 출간한 <Dual Brain>에서 언급한 말입니다. 그는 집필 중에도 원고가 완성될 즈음엔 또 다른 기술로 진화되어 있을지 모를 섬뜩한 AI의 증강을 예고했습니다. 실제로 책이 출간되던 그해 또 다른 AI ‘Gemini’가 세상에 나왔으니, 예상은 맞았습니다. 세상이 빠르게 변하고 있습니다. 대학마다 종전의 강의와 행정업무를 바꾸는데 골몰하고 있습니다. 발 빠른 대학들은 이미 모든 업무 체계를 AI 중심으로 전환 중입니다. 산업계의 변화는 훨씬 빠릅니다. IT에서 늘 앞서가는 대한항공은 임원 대상의 내부 교육을 거쳐 AI 문화 확산과 업무 정착을 위한 프로젝트 ‘SMART KE’에 착수했습니다. 부서별로 성공적인 AI의 운영 사례를 사내에 공유해 AI 업무 환경으로 전환하는 과정입니다. 이 대목에서 우리 대학의 AI 활용을 생각해 봅니다. 다음 나열하는 교육과 행정서비스의 변화는 내년부터 늦어도 2년 또는 3년 내로 실현될 것입니다. 일부 업무에선 이미 시작되었듯이 예상은 더 앞당겨질 수도 있습니다.
첫째, 학사 행정 분야에선 수강·학적 업무의 자동화, 수강 신청 문의 응대, 휴학·복학·전과 절차 안내, 졸업요건 자동 점검과 학사일정 안내 등에 대한 AI 챗봇의 24시간 응대로 행정부서의 전화·이메일 민원이 신속해질 겁니다. 그리고 성적 및 졸업사정 지원과 졸업요건 자동 분석, 교과과정 이수 여부 검토와 부족 학점 자동 알림, 학칙 기반 예외 사례 검토 지원 등이 가능해집니다. 특히 전공 트랙제와 융합 전공, 마이크로 디그리 등 복잡해진 졸업 사정 업무 부담도 간소화됩니다.
둘째, 입시 분야의 변화입니다. 입학 상담의 자동화와 전형별 지원 자격 안내, 제출 서류 확인과 FAQ 응답, 일정 안내와 서류 검토 지원, 자기소개서 표절 탐지, 지원자 데이터 정리, 정량평가 자동화, 면접 일정 자동 편성 등 현재 입학처의 반복 문의에 대응하는 시간이 크게 단축됩니다.
셋째, 연구 행정 분야에서는 연구비 관리, 연구비 집행 기준 검토, 증빙서류 확인과 정산 오류의 점검, 사업별 규정 자동 안내, 과제 작성 지원, 연구계획서 초안 생성, 유사 과제 검색, 성과보고서 작성 보조, 정부 공모사업 분석 등 늘 산학협력단의 애로가 되는 국가연구개발사업 규정이 복잡해질수록 AI 활용 효과는 더 커질 것입니다.
넷째, 대학의 재정·회계 분야에서도 큰 변화가 예상됩니다. 이미 상당 부분 회계처리의 자동화는 진행되었지만, 영수증 처리와 반복 지출 검증, 이상 거래 탐지, 예산 집행 현황 분석, 구매·계약 업무 지원과 계약서 검토, 입찰 서류 비교, 규정 위반 가능성 탐지와 단가 비교 분석 등의 일은 앞으로 AI가 담당해야 합니다.
다섯째, 학생지원과 민원 분야입니다. AI 상담 시스템으로 장학금 안내, 학생생활관 문의와 증명서 발급 안내, 비교과 프로그램 추천 등 학생에겐 신속한 행정서비스가 제공되는 반면, 담당 직원은 대면 접촉이 필요한 민원에 집중할 수 있게 됩니다.
여섯째, 국제교류 분야에선 우선 영어·중국어 등의 다국어 업무 부담이 크게 줄면서 외국인 학생 지원, 비자 안내를 포함한 다국어 민원 응대, 대학 생활 정보의 번역, 교환학생의 매칭이 순조로워 질 것입니다. 국제행사와 외국인 학생을 위한 AI 번역기 활용도 늘어납니다.
일곱째, 교원 인사와 교무 분야입니다. 이미 전산화된 교원 업적 관리 외에 연구 실적 자동 수집과 업적 분류, 평가자료 정리, 승진과 재임용 기준 충족 여부 분석, 회의 및 공문 처리, 회의록 자동 작성과 공문 초안 생성, 규정 문구 검토와 보고서 요약에 이르기까지 폭넓은 활용이 가능해집니다.
여덟째, 대학평가 및 정보 공시 분야로 기획처가 담당하는 대학기관평가, 재정지원사업, 정보공시 업무는 대표적인 문서 행정의 영역입니다. 여기에서 AI는 지표 데이터 자동 수집, 보고서 초안 작성, 정량지표 분석, 전년도 대비 변화 분석, 평가 대응자료 자동 정리 등을 대신하게 됩니다. 이밖에 시설·안전관리 분야에선 시설 고장의 예측과 에너지 사용 최적화, CCTV 이상행동 탐지, 안전 점검 기록 자동화 등 스마트 캠퍼스 운영이 가능해집니다.
최근 교내에선 모든 행정부서의 직원들을 대상으로 AI업무활용사례를 공모했습니다. 개인의 AI활용으로 업무 효율화를 달성한 성공사례를 구성원들과 공유하기 위함입니다. 하반기부터 AI 서버를 활용한 행정전산화가 단계적으로 추진될 예정입니다. AI가 바꾸는 행정의 가장 두드러진 변화는 반복적인 민원 응대, 보고서·회의록·공문 등의 문서 작성, 그리고 졸업 사정·평가자료·연구비 등의 데이터 검토 세 가지로 요약됩니다. 반면에 교수·학생 상담, 대학 정책의 결정, 대외협력, 조직관리와 리더십, 위기관리와 갈등의 조정은 담당자의 판단이 상대적으로 더 중요해지는 업무들입니다. 단순 행정은 줄어드는 반면, 조정·판단·책임 중심의 업무는 그 비중이 커지는 변화입니다. 앞으로 반복 업무는 감소하고 데이터를 기반으로 하는 담당자의 기획·분석 기능이 중요해집니다. 개인의 핵심역량은 그래서 ‘AI 활용 능력’으로 바뀔 것입니다. 우리처럼 규모가 작은 대학일수록 AI의 적용은 신속하고 그 의존도는 높습니다. 지금까지 열거한 전반적인 변화들은 총장이 생각나는 대로 나열한 게 아닙니다. AI에 묻고 그가 답한 걸 정리해 본 겁니다. 부서마다 AI가 담당할 업무를 파악해 빠르게 적용해 나간다면, 직장생활의 질은 크게 향상될 것입니다. 변화를 거부하고 현재에 안주하려는 게 문제입니다. 인간에겐 과거의 기억은 쉽지만, 미래를 보는 건 어렵기 때문입니다. 그 대답을 아래의 인용문과 우리 대학의 변화와 도전에 대한 인터뷰 기사와 신간으로 대신합니다.
“당신도 다양한 타임캡슐을 만들 수 있다. 6개월 후, 1년 후, 3년 후, 10년 후, 20년 후에 열어볼 타임캡슐을 만들어라. 당신이 예측을 아무리 잘해도 미래의 나는 그 예상과 상당히 달라진다는 사실을 잊지 마라. 살아가면서 훨씬 많은 걸 배우게 될 것이다. 미래의 나는 현재의 내가 상상할 수 있는 것보다 더 현명하다. 미래의 내가 할 행동을 지금 하라.”
- Benjamin Hardy, Future Self(2023) 中에서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