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장의 메시지 63

내 삶을 바꾸는 ‘5초의 법칙’
Five Second Rule


마흔 살의 나이에 80만 달러의 빚을 지고 실직 상태에 있으면서 남편이 운영하는 식당이 무너져 가는 걸 지켜보고 있었다. 빚더미에서 헤어날 희망도 없었고, 정말이지 인생에서 실패한 느낌이었다. 아침이면 알람을 다시 끄며 잠자리에서 일어나기를 회피했고, 저녁이면 술을 마시면서 불안과 두려움을 회피했다. 남편을 비난하면서 내 책임을 회피했고, 일자리 찾기를 최대한 미루면서 앞으로 나아가기를 회피했다. 우리 부부는 식탁에 올릴 음식 마련도 힘든 상태에서 승승장구하는 친구들의 모습을 부럽게 바라봐야 했다. 앞이 캄캄했다. 정말 평생을 이렇게 살아야 하는 걸까.

그런데 어느 날 모든 게 변했다. 그 순간은 평생 잊지 못할 것이다. 그때도 알람이 울렸지만 난 누워 있었다. 새로운 하루를 마주하고 싶지 않았다. 그런데 이상한 일이 벌어졌다. 나는 로켓을 발사할 때 NASA에서 숫자를 거꾸로 세는 장면을 기억해 냈다. 5-4-3-2-1, 불쑥 이런 생각을 했다. ‘나도 거꾸로 세보면 어떨까?’ 어처구니없는 생각이었지만, 절박했기 때문에 시도해 보기로 했다. “5-4-3-2-1.” 숫자를 거꾸로 센 뒤 침대에서 일어났다. 그냥 그렇게 했다. 내가 피곤한지, 얼마나 현실을 외면하고 싶은지는 생각하지 않았다. 그저 뇌가 나를 설득하기 전에 그냥 몸부터 움직였다. 그땐 이 발상이 낯설게 느껴졌다. 그래 넌 할 수 있어. 이 깨달음은 정말로 통했다. 숫자를 세면서 생각의 고리를 끊었다. 만약 그 5초간의 두려움을 극복할 수 있다면 뭐든 할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래서 숫자 세기를 삶의 모든 곳에서 활용하기 시작하면서 나는 이 방법을 ‘5초의 법칙’이라고 부르기 시작했다. 법칙은 아주 간단하다. 행동할 본능이 생기는 순간, 5초 안에 물리적으로 움직여야 한다. 숫자를 거꾸로 세려면 집중력이 필요하고 생각의 습관에서 벗어나기 때문에 앞으로 나아갈 자극을 준다. 그리고 두려움과 의심, 미루는 습관을 극복하는 데 도움이 된다. 마치 도미노처럼 추진력이 생기고, 더는 해야 할 일을 ‘생각’하지 않고 이미 ‘행동’하는 상태가 된다.

- the Let Them theory(Mel Robbins, 2025) 서론 中에서 -

5초의 법칙’은 4천만 명이 넘는 구독자를 보유한 유튜브 TEDx의 인기 강연자인 멜 로빈스(상단 좌측 사진)의 저서 <Five Second Rule>의 제목. 어떤 상황에서도 망설임 없이 지금 시작할 용기를 갖는 방법을 알려주는 ‘경험의 법칙’입니다. 법칙은 간단합니다. 목표를 향한 본능이 작동하는 순간, '5-4-3-2-1' 숫자를 세고 몸을 움직이면 됩니다. 뇌의 전전두엽 피질이 활성화되어 변화에 필요한 초기 에너지를 얻고, 관성적 사고와 습관을 바꿔주는 원리입니다. 앞서 밝힌 대로 '5초의 법칙’은 우연히 만들어졌습니다. 저자는 로켓을 발사하는 것처럼 침대를 박차고 나왔습니다. 사실, 우리는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하는지 알고 있습니다. 실천이 어려울 뿐입니다. 실제로 삶을 결정하는 건 큰일에 있지 않습니다. 사소한 일에 있습니다. 망설임이 늘 문제입니다.

‘Just Do It’ 나이키의 슬로건이 세계적인 반향을 일으킨 건 바로 ‘Just’입니다. 행동 직전에 잠깐 멈춰서 생각하게 되는 두려움이나 핑계를 뿌리칠 용기를 북돋는 단어입니다. 자신을 자극해 줄 선생님이나 부모님, 응원하는 친구나 팀원이 없을 때 스스로 자극하는 법은 어렵지 않습니다. 5초의 법칙을 이용해 숫자를 세면 그만입니다. 행복에 방해되는 모든 행동이 하나의 습관이라면, 이 법칙으로 그 습관을 버릴 수 있습니다. 행동의 망설임, 걱정하기, 의심하기, 불안해하기, 너무 많이 생각하기, 주저하며 회피하기. 이런 습관을 고치려면 반복되는 행동 패턴을 바꿔야 합니다. 사고방식과 성격처럼 고정불변이라고 믿는 것조차 변할 수 있습니다. 일상에 변화가 일어나면, 사소한 결정들은 개인 성격, 기분, 생활방식에도 변화가 일어납니다. 그게 인생을 바꿉니다.

행복이 습관이듯 걱정도 습관입니다. 우린 걱정하는 법부터 배우며 자랐습니다. “차 조심해라.” “감기 걸릴라.” 그리고 성인이 되어선 스스로 통제할 수 없거나 잘못될까 걱정하느라 많은 시간과 에너지를 낭비합니다. 이 습관을 버리는 건 그 어떤 변화보다도 긍정적인 효과를 낳습니다. 빠르게 변하는 세상에서 가만히 탈 없이 지낸다고 좋은 게 아닙니다. 변화를 위해 시도하는 일은 모두 쓸데없는 게 아니란 얘기입니다. 습관을 바꾸는 데 ‘적당한 시기’란 없습니다. 진짜 내 모습을 내보이는 최적의 시기는 내면의 목소리가 움직이라고 말하는 바로 지금입니다. “쏘지 않는 슛은 100% 놓친다.” 캐나다의 위대한 NHL 선수 웨인 그레츠키의 말입니다. 시도한 일은 후회가 없지만, 주저하면 후회가 뒤따른다는 말입니다. 그래서 적정한 때란 없고, 지금 당장만 있을 뿐입니다. 한 번 사는 인생. 이 순간은 다시 오지 않습니다. 이 순간을 최대한 활용할 수 있도록 독려하는 건 나 자신만이 할 수 있습니다. 계속 기다리라고 스스로 설득하지 말고 원하는 걸 얻으려면 용기를 내 움직여야 합니다. 그 용기가 잦을수록 성공은 가까워집니다. 영화 <어벤져스>의 헐크 역을 맡은 배우 마크 러팔로는 600번 가까운 오디션을 보고 나서야 첫 번째 배역을 맡을 수 있었고, 홈런왕 베이브 루스는 1,330개의 삼진을 당했습니다. 피카소는 100여 점의 걸작을 남겼지만, 그가 창작했던 작품이 5만 점이 넘는다는 사실을 알아야 합니다.

행동하는 습관으로 인생을 바꾸는 ‘5초의 법칙’은 조직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대학도 주변 상황에 신경 쓰며 주춤거리다가 스스로 지치고 포기하는 걸 경계해야 합니다. 우리 대학은 과거 아날로그 시대 교육의 낡은 틀을 벗어던졌습니다. 이제 가시화되는 ‘전통 명문의 부활’을 위한 대학의 변화가 시작되었습니다. 디지털 융합의 시대에 망설임 없이 새롭게 개편한 학사 구조와 뒤를 이은 혁신들이 이제 빛을 발하기 시작했습니다. 교수님들의 연구과제가 늘면서 대학원 연구실에도 활기가 돌기 시작했습니다. 우리 KAU 학생들에게 자신감이 생겨나고 있음을 실감합니다. ‘5초의 법칙’ 덕분입니다. 대학의 비전은 지금 준비하고 있는 ‘KAU 비전 2030’으로 곧 드러날 것입니다. 이제부터 우리는 최첨단의 실천학문을 선도하는 KAU의 로드맵을 정하고 이를 하나씩 실천하면 됩니다.
2025 신입생 여러분은 이번 학기 말에 시작되는 ‘전공 트랙’의 선택을 앞두고 있습니다. 선택은 각자의 몫입니다. 뷔페에서 고르는 음식이 입맛에 따라 다른 것처럼 각자 흥미와 적성에 맞는 걸 두 가지씩 고르면 됩니다. 우리 대학의 선택이 그러하듯, 옆 친구의 선택에 신경 쓸 것 없습니다. 선택하는 전공 트랙은 다시 변경할 수 있으니 불안하고 주춤거릴 것도 없습니다.

5초의 법칙 | 멜 로빈스 – 교보문고
렛뎀 이론 | 멜 로빈스 - 교보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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