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길을 찾고자 하면 일단 길을 나서야 합니다. 길을 나서 봐야 새 길이 있는지를 압니다. 막다른 길에 다다르기도 합니다. 길이 보이지 않을 때 가던 걸음을 멈추면 길은 거기에서 끝납니다. 그러나 길이 보이지 않아도 한 걸음을 더 내디뎌 숲으로 들어가면 새로운 길이 만들어집니다. 없던 길을 그렇게 만들어 가다 보면 어느 순간 큰길을 만나기도 합니다. 세상의 모든 개척은 그렇게 이루어졌습니다. 길을 나서야 길을 찾을 수 있습니다.
航大의 구성원 여러분!
2025년 을사년의 아침이 밝았습니다. 지난달 29일 무안공항에서 발생한 최악의 항공기사고로
새해를 맞이하는 마음이 무겁습니다. 있어서는 안 될 이번 참사가 새삼 안전에 관한 우리의
일상을 돌아보게 합니다. 올해 계획하시는 일 여러분 모두 성취하시고 가내에 행복이 충만하길 바랍니다. 변화를 위해 그간 숨 가쁘게 달려온 우리 대학은 새해에도 가던 길을 찾아 계속 앞으로 나아갈 것입니다. 그동안 우리가 추구해 온 혁신은 한국항공대학교만의 풍부한 잠재력 구현이 목적입니다. 교직원과 학생, 동문과 재단의 이해와 협력으로 작년까지 우리 대학은 몇 가지 주목할 만한 성과를 거두었습니다. 우선 5년간에 걸친 강의실과 교수연구실의 리모델링으로 1단계 교육인프라 확충 사업을 무난히 마무리했고, 재정구조의 건전화를 위해 지속 가능한 수익모델을 구축했습니다. 산학 기반의 대형 R&D 수주의 확대와 외국인 유학생을 위한 국제교류학부의 신설과 운영, MRO 인력양성을 위한 항공기술교육원의 체계 정비 등으로 재정 규모는 전년 대비 20% 이상 늘어났습니다. 디지털 전환이 가져올 환경 변화에 따라 학사구조와 교과과정을 개편하는 등의 노력으로 교육부의 대학혁신지원사업 성과평가에선 최고S등급을 받기도 했습니다. 이러한 성과들은 모두 새로운 혁신의 길을 찾아 나선 여정에 각자의 역할을 다해주신 교수와 직원 여러분이 있어 가능했습니다.
아쉬운 점도 있습니다. 이는 새해에 우리가 달성할 과제들입니다.
첫째, 외부적으로 과소 평가되고 있는 KAU의 가치를 제자리로 돌려놓는 일입니다. 이를 위해선 지금보다 다양한 홍보계획을 수립해 글로벌 항공우주 종합대학의 위상을 강화해 나가야 합니다. 조만간 본부에서 마련 중인 ‘비전 2030’을 통해 우리 대학이 추구하는 가치를 재천명할 것입니다.
둘째, 신년부터 시행하는 전공자율선택제를 성공적으로 정착시킬 거교적 노력이 필요합니다. 드림디자인칼리지(DDC)에 입학하는 신입생들이 1년간 공부하고 자유롭게 두 개의 전공 트랙을 선택하는 과정에서 시행착오가 최소화되도록 교육과정의 운영과 학생 지도에 각별한 관심과 지혜를 모아야 할 것입니다.
셋째, 재학생들을 위한 환경 개선 사업을 계속해 나갈 것입니다. 특히 학생회관 리모델링을 비롯해 학생자치기구와 동아리 활동을 지원할 시설을 개선하고 확충할 계획입니다.
넷째, 국제화 사업의 확대입니다. 우수한 외국인 유학생의 확보와 다양한 국제교류 프로그램의 개발을 통해 KAU의 국제적 위상을 강화하고, 내실을 다지는 노력을 지속할 것입니다. 특히 신년에는 국제교류학부의 전공 학과가 4개로 늘어나고, 하반기에는 해외의 교육 프로그램이 본격적으로 시행될 예정입니다. 각 교육과정의 운영에 차질이 없도록 준비해야겠습니다.
다섯째, 지역혁신중심 대학지원체계(RISE) 사업의 개발에 거교적 노력이 필요합니다. 신년도부터 광역지자체 주도로 수행되는 RISE 사업은 앞으로 교육부의 재정지원 창구가 될 것입니다. 경쟁을 통한 교육·연구의 신규사업의 확보에 대학의 모든 역량을 집중해야 하겠습니다.
교수님들의 참여와 각 행정 부서의 지원을 당부드립니다.
존경하는 교수·직원 여러분!
우리나라는 지금 대학의 구조가 조정되는 과도기에 들어섰습니다. 학령인구의 급감과 디지털 전환으로 대학의 미래에 불확실성이 깊어지고 있습니다. 아마도 국내 대학들 가운데 적어도 10년 내로 1/3은 소멸할 것입니다. 그러나 우리 대학은 대한민국 유일의 항공우주 종합대학입니다. 항공기와 인공위성 제작과 설계, 정비(MRO), 소프트웨어, 인공지능(AI) 등의 공학부터 운항, 항공교통관제와 물류, 경영학 등에 이르기까지 항공우주 핵심 분야에서 교육과 연구를 담당하는 강소(强小) 대학입니다. 항공우주 특성화를 통해 국내·외적으로 확고한 위상을 강화해 나가고 있는 우리 대학으로선 도약의 기회가 될 수 있습니다. 우리 재단인 대한항공을 중심으로 항공업계의 재편이 시작되었고, 새로운 모빌리티 UAM의 상용화를 앞두고 있으며 산업계가 주도하는 우주경제의 시대에 본격 진입했기 때문입니다. 개교 이후 항공우주 분야의 연구와 교육에 충실해 온 KAU의 역할은 앞으로 더욱 커질 것입니다.
새해부터 우리 대학은 학과의 벽을 허물고 전공선택이 자유로운 대학, 수요자 중심 대학으로 전환됩니다. 디지털 대전환의 시대에 맞는 인재 양성을 위해 낡은 틀을 허물고 디지털 전환에 맞춰 전면 개편된 교과과정을 운영하게 됩니다. 이는 암기형 주입식 교육에서 문제해결형 교육으로의 탈바꿈입니다. 앞으로 우리 학생들은 재학하는 동안 융합적 사고 역량을 갖춘 인재로 거듭나게 될 것입니다. 새해에도 우리 대학의 혁신, ‘창조적 파괴’는 계속됩니다. 미래를 향한 도전에 구성원 여러분의 이해와 동참을 당부드립니다. 우리는 지금 변혁의 시대에 새로운 길을 찾아가는 중입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