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장의 메시지 37

운 좋은 사람이 되는 법


이 모든 건 우연이 아냐.
그냥 그냥 나의 느낌으로.
온 세상이 어제완 달라.
그냥 그냥 너의 기쁨으로..”

- BTS, 세렌디피티(2018) -

세렌디피티(serendipity)는 생각지도 못한 걸 우연히 발견하거나 뜻밖의 행운을 얻는 걸 말합니다. 우연으로 중대한 발견이나 발명이 이루어진다는 의미입니다. 생각지 않게 실패가 오히려 성공으로 드러나고 세상을 바꾼 사례들을 우리는 기억합니다. 세균 배양실험에서 푸른곰팡이 잡균 덕분에 플레밍이 항생물질 페니실린을 발견한 경우, 양면 접착제 개발의 실패작을 단면 접착제로 전환해 포스트-잇 개발로 3M이 초일류기업이 된 경우, 감시위성 개발과정에서 핵실험 감마선 대신 우주 감마선 폭발로 전자레인지가 탄생한 경우가 모두 세렌디피티입니다. 지금 당장이야 상관없고 소용없는 것처럼 보이는 것까지도 관심의 영역을 넓혀 그 속에 무언가를 눈여겨볼 때 이런 행운을 맛봅니다. 명확한 목적을 갖고 이를 늘 염두에 둬야 하는 이유입니다. 그래서 누구나 꿈이나 목표를 이루려면 어떤 고난과 어려움이 있더라도 일단 시작한 일은 쉽게 포기하지 말아야 합니다.

사실 우리 모두 억수로 운(運)이 좋은 사람입니다. 이 세상에 나온 것만으로도 기적 같은 행운이고, 얼마든지 운이 좋은 인생이 될 수 있습니다. 파나소닉을 창업해 일본 경제부흥의 주역으로 ‘경영의 신(神)으로 추앙받는 마쓰시다 고노스케는 신입사원 면접 때 늘 이런 질문을 했습니다. "당신은 지금까지 운이 좋았다고 생각하는가?" 운이 나빴다고 대답하면 채용하지 않았습니다. 그는 왜 스스로 운이 좋다고 생각하는 사람을 선호했을까. 긍정적인 사람은 긍정적인 결과를, 부정적인 사람은 부정적인 결과를 만든다고 봤기 때문입니다. 운이 운을 부르고 불운이 불운을 불러들입니다. 스스로 불운하다고 생각하면 안 좋은 일이 생기고 운이 좋은 사람이라 생각하면 실제로도 좋은 일들이 뒤따라오는 이치입니다. 자신의 단점조차도 긍정적으로 해석하는 긍정의 힘이 그래서 필요합니다. 운의 중요성을 아는 사람에겐 늘 감사함이 있습니다. 세계적인 거부 빌 게이츠. 그도 운을 중요하게 생각했습니다. 큰 부자가 된 비결을 묻는 기자의 질문에 그의 대답은 간단했습니다. “나는 매일 ‘왠지 오늘은 나에게 좋은 일이 있을 것 같다.’ ‘나는 뭐든지 할 수 있다.’ 이 두 가지를 반복합니다.” 말하는 대로 이루어진다는 ‘긍정 확언’이 그에게 좋은 운을 불러오는지도 모릅니다.

종종 우리는 운칠기삼(運七技三)을 얘기합니다. 아무리 노력해도 운이 따라주지 않으면 되는 일이 없다는 얘기입니다. 이걸 부정하긴 쉽지 않은 일입니다. 주변을 보면 무슨 일을 하든 술술 잘 풀리는 사람도 있습니다. ‘운 좋은 사람’입니다. 그런데 이들은 어떻게 운 좋은 사람이 되었을까? 타고난 것일까, 아니면 만들어진 것일까? 일본 최고의 뇌과학자 나카노 노부코는 운 좋은 사람들에게 공통으로 나타나는 특징들을 과학적 관점에서 ‘운’과 어떤 관계가 있는지 분석했습니다. 과학적 근거들을 바탕으로 누구나 운 좋은 사람이 되는 방법을 알려주는 그의 저서 <운의 과학>에 담긴 요지는 대략 이러합니다.

도대체 알 수 없는 세상사. 여기에 어울리는 용어로 ‘랜덤 워크 가설(Random walk hypothesis)’이 있습니다. 지팡이 없는 장님 밤길 가듯 무작위적인 움직임을 설명하는 이론으로 유명합니다. 불확실한 세상에선 물리학의 브라운 운동이나 주가의 변동처럼 과거와 현재, 미래가 모두 예측 불허입니다. 그런데 짧은 기간으로 보면, 일이란 게 대체로 어느 한쪽으로 치우쳐서 발생할 때가 있습니다. 이때 뇌는 연속되어 일어나는 일이 우연임을 받아들이지 못합니다. 행운 또는 불운으로 편향되게 인식하는 착오를 일으킵니다. 실제로 운은 누구에게나 공평하게 찾아오는데 우리 뇌가 이를 잘못 인식한다는 겁니다. 운이 좋다는 사람들은 과학적으로 설명 가능한 행동 패턴이나 사물을 보는 관점, 사고방식 등에 공통점이 있습니다. 세로토닌, 도파민, 노르아드레날린처럼 유전적으로 개인의 정서와 행동에 영향을 미치는 행동 물질도 작용합니다. 개인마다 특성과 행동이 다른 이유입니다. 그런데 운이 좋은 사람의 필요조건은 스스로 사랑하는 자기 긍정과 지금의 자신을 최대한 활용한다는 점입니다.​​ 인간의 뇌는 공생을 지향하는 방향으로 발전해 왔기 때문에 배려의 범위가 넓고, 이타적인 삶을 지향하는 사람은 우호적인 인간관계와 탄탄한 네트워크를 형성해 좋은 운을 불러들입니다. ‘운(運)’이란 게 태어날 때부터 정해지는 것이 아니라, 각자의 사고방식과 행동에 따라 달라진다는 얘기입니다. 따라서 운을 좋게 하는 사고방식과 행동을 습관화하면 누구나 운이 좋아질 수 있고, 그런 하루하루가 더해지면 보다 나은 미래가 찾아옵니다. 결국 ‘운’이란 삶을 대하는 태도의 문제인 셈입니다.

‘운’을 바꿀 생각조차 없다면 이건 문제입니다. 인생을 운에 맡길 수는 없는 일입니다. 건널목에 도착하자마자 초록으로 바뀔 때, 버스의 도착 시간이 딱 맞아떨어질 때, 우리는 운이 좋다고 생각하고, 바로 앞에서 빨간불로 바뀌고, 버스를 놓치면 운이 나쁘다고 여깁니다. 이런 사소한 순간들은 그냥 확률이란 걸 우리는 압니다. 그런데 인생의 기로(岐路)에서는 운이 좋고 나쁨을 결정하는 게 ‘나’ 자신이란 걸 알아야 합니다. 점집 들락거리는 사람에게 더 많은 행운이 오는 건 아닙니다. 행운과 불운은 누구에게나 찾아옵니다. 행운만 찾아오는 사람도, 불운만 찾아오는 사람도 없습니다. 누구에게나 인생에선 서너 번쯤은 ‘행운의 여신’이 스쳐 지나갑니다. 준비된 자만이 그녀의 옷깃을 붙잡습니다. BTS의 성공도 그냥 운이 좋았던 게 아닙니다. 처음엔 춤출 줄 아는 멤버가 둘밖에 없었지만, 인고의 10년 세월로 행운을 잡은 겁니다. 그땐 지금의 자신들을 상상조차 못 했을 겁니다. 그래서 노래하는지도 모릅니다.
“온 세상이 어제완 달라. 그냥 그냥 너의 기쁨으로..”.
타고 난 운이라도 누구나 통제할 수 있다고 믿는 학생들께 권하는 책과 글을 소개합니다.


운의 과학 : 네이버 도서 (naver.com)

[허희영의 서비스경영ㆍ29] 상위 1%의 성공 비결은 1만시간, 10년의 법칙 - 매일산업뉴스 (imsn.kr)



<총장의 메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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