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강사는 학생들을 두 그룹으로 나누고 말했다. “간단합니다. 도자기 50개를 만들면 A학점, 40개 만들면 B학점을 받습니다.” 또 다른 그룹에는 “제일 잘 만든 작품 하나만 보겠습니다.” 한쪽은 ‘양(量)’으로, 다른 쪽은 ‘질(質)’로 평가한다는 것이었다. 드디어 한 학기가 끝났을 때 강사는 흥미로운 사실을 발견했다. 미적, 기술적, 섬세함에서 최고의 작품을 제출한 학생들은 모두 ‘양 중심’ 그룹이었다. 더 많이 제출하려고 도자기를 수없이 빚는 동안 흙을 다루는 일에 능숙해진 결과였다. 실수를 통한 학습효과였다. 이와 대조적으로 반대쪽 학생들은 완벽한 도자기 한 점을 제출하기 위해 세밀한 계획을 세웠고, 결국 대부분이 학기 말까지 몇 점 완성하질 못했다. 연습 부족으로 실력도 나아지지 않았다.
#2. 스탠포드대 인지심리학 교수 캐롤 드웩(Carol S. Dweck)은 초등학교 5학년 400명을 대상으로 쉬운 문항으로 된 시험문제를 풀게 했다. 그리고 학생들을 두 그룹으로 나눴다. 첫 그룹은 지능에 대해 칭찬을 들었다. “어머, 거의 다 맞췄구나. 정말 머리가 좋은가 보네.” 두 번째 그룹은 노력에 대한 칭찬을 들었다. “잘했구나. 정말 열심히 노력했나 봐.” 그리곤 두 번째 실험. 새로운 시험지 두 개를 내놓고 하나를 선택하도록 했다. 하나는 어려운 문제로 이뤄진 시험지, 다른 하나는 앞서 푼 문제와 비슷한 수준이었다. 선생님은 어려운 시험지를 풀면 더 많은 걸 배울 거라고 설명했다. 아이들의 선택을 지켜본 결과는 이랬다. 지능을 칭찬받은 학생 대부분은 쉬운 시험지를, 노력을 칭찬받은 학생의 90%는 어려운 시험지를 선택했다. 세 번째 실험으로 학생 모두에게 두 학년 정도 앞선 어려운 문제를 풀게 했다. 거의 모두가 망친 시험의 결과를 알려줬다. 그러자 ‘노력 그룹’은 결과를 긍정적으로 받아들였다. 점수는 다른 그룹보다 높기까지 했다. 문제가 흥미 있어 시험지를 집에 가져가서 공부하겠다는 학생도 있었다. 이들은 좌절 속에서도 지적 자긍심을 유지한 것이다. 이와 반대로 ‘지능 그룹’은 성적이 더 낮았을 뿐 아니라 시험지를 받아 가려고도 하지 않았다. 처음엔 자신감이 상승했지만 어려움을 겪으면서 자신의 이미지가 흔들린 것이다. 이렇게 실패를 맛보게 한 후의 마지막 실험. 처음 때와 똑같이 쉬운 문제지를 풀게 했다. 그러자 노력 그룹은 감정을 회복해 처음 풀었을 때보다 30% 더 높은 점수를 받았다. 반면, 지능 그룹은 어려운 시험의 충격을 쉽게 이겨내지 못했다. 앞서 풀었던 시험 때보다 오히려 20%가량 낮은 점수를 받았다.
이들 두 사례에는 성공하는 사람들의 절대 원칙, 바로 ‘시행착오의 학습효과’와 ‘성취욕구’가 담겨 있습니다. 그들은 실수나 실패를 피할 방법을 찾는데 많은 시간을 쓰지 않습니다. 능력과 지식의 한계를 드러내는 행동은 무엇이든 빨리 배우게 만듭니다. 미숙할수록 성장에는 좋은 조건이기 때문입니다. 새로운 선택 앞에선 누구나 초심자가 되고, 실패는 그래서 성공의 어머니입니다. 반면에 똑똑하고 유능하다고 집착하는 사람일수록 위험에 노출되는 행동은 꺼립니다. 이런 사람들은 새로운 일에 도전해도 성공하기 어렵습니다. 학교의 우등생이 사회의 열등생이 되는 이유가 됩니다. 매혹적인 연기, 아름다운 예술작품, 창의적인 비즈니스와 천재적인 발견이 남다른 재능 때문으로 생각하기 쉽지만, 실제론 수많은 실수와 실패로 일궈진 결과들입니다.
스타벅스는 수많은 실수가 만들어 낸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1971년 설립 당시 창업자 하워드 슐츠가 구상했던 스타벅스의 모델은 이탈리안 커피숍. 미국 소비자들에게 제대로 된 경험을 선보이겠다는 구상이었습니다. 오페라 음악이 흘렀던 최초의 매장에는 나비넥타이를 맨 바리스타들이 이태리어 메뉴판을 내걸었고 무지방 우유는 취급도 안했습니다. 손님들의 짜증이 반복되면서 비로소 현재의 모습이 되었습니다.
“창의성은 그저 대상들을 연결해 나가는 겁니다. 그들은 그저 뭔가를 보았을 뿐인데, 그걸 경험에다 결합한 겁니다. 이유는 간단해요. 남보다 경험한 게 많았고, 그걸 많이 생각했던 겁니다.” 스티브 잡스가 생전에 잡지 < Wired >와의 인터뷰에서 했던 말입니다. 사실 사람들은 일을 미루는 데 능숙합니다. 중요하다는 걸 알면서도 좀처럼 시작하질 않습니다. 먼저 계획을 짜겠다고 하고 나중으로 미루는 겁니다. 그렇게 다짐하고 나면 한결 기분이 좋아져 ‘하루 쉬었다 해야지.’라고 생각합니다. 실천에 저항하는 데 가장 흔하고 교묘한 방법이 바로 이 ‘미루기’ 심리입니다.
실천에 약한 사람의 특징. 어떤 일을 시작하기에 앞서 거창한 목표부터 세우고 수많은 조건부터 따지면서 시간과 비용, 많은 에너지를 소진하고 게으른 완벽주의자라는 핑계 뒤에 숨으려 합니다. 그건 더 잘하려는 게 아니라 그저 그 일이 그렇게 하고 싶지 않을 뿐입니다. 회피는 더 큰 회피를 부릅니다. 성공하는 사람들은 의사결정을 할 때 그 결정의 방향보다 속도가 돋보입니다. 그들은 오래 고민하지 않습니다. 생각이 많을수록 심사숙고라는 멋진 말로 포장돼 있지만 까놓고 보면 낭비된 시간의 찌꺼기가 남아있을 뿐입니다.
“시작했어?”
“아니, 아직 내공이 부족해서”
“도대체 언제 시작할 건데?”
“내공부터 쌓고”
이 사람은 내공을 쌓을 수 없습니다. 내공은 하나씩 실패할 때마다 쌓이는 겁니다. 해야 할 과제에서 멀어질수록 그걸 시작하기는 더 어려워진다는 얘기입니다. 고약한 악순환입니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건 현혹적인 성공 신화가 아니라 주변에 널린 실패의 교훈인지 모릅니다. 취업과 창업, 새로운 도전을 꿈꾸는 우리 청년들의 발목을 붙잡는 건 사회에 만연한 실패의 두려움, 그리고 허망한 성공 신화도 한몫합니다. 성공적인 사람들은 계획하는 시간을 줄이고 행동하는데 더 많은 시간을 쓴다는 걸 알아야 합니다. 실패를 받아들이는 태도. 이게 성공을 이끕니다. 도전을 배움과 성장의 기회로 삼는 실천정신이 중요합니다. “빠르게 성공하고 싶으면, 빠르게 실패하라.” Fail fast, Fail often! 실패의 미학이 담긴 책과 우리 대학 졸업생의 관련 기사를 아래와 같이 소개합니다.
<총장의 메시지>
-[총장의 메시지_33] 또 다른 선택지, 대학원 진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