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장의 메시지 29

우리 대학의 취업률 지표

우리대학 취업률이 크게 올랐습니다. 졸업생의 취업률은 신입생의 입결과 함께 대학을 평가하는 핵심 지표입니다. 대학별 입결은 수험생의 합격·불합격 여부를 결정하니 가장 중요한 정보입니다. 불안한 입시생에게 합격 확률 높은 대학과 학과를 족집게처럼 골라주는 진학담당 선생님과 입시학원의 전문가들은 그 성공률로 실력을 인정받습니다. 예전에도 그랬습니다. 그런데 신입생을 뽑는 기준이 다양해지면서 이분들의 역할이 더 막중해졌습니다. 그 대학의 교수보다 더 꿰뚫고 있을 정도입니다. 서연고, 서성한, 중경외시, 건동홍숙,.. 수험생들에게 익숙한 대학의 서열입니다. 대학의 선택은 인생의 첫 번째 기로(岐路). 어느 대학에 가서 무슨 전공을 정하는가에 따라 삶의 여정(路)이 결정되기 때문입니다. 오르는 산(山)길이 갈리는(支) 셈이니 공부할 학과의 선택까지 남에게 내맡기는 건 잘못된 일입니다. 타고난 적성과 관심은 본인이 제일 잘 압니다.

입시 현상은 수시로 바뀌어 온 입시정책과 제도의 산물이지만, 대학은 본래 각자 추구하는 가치에 따라 삶을 설계하고 세상 살아갈 역량을 쌓는 도량입니다. 개인마다 지향점이 다를 수밖에 없습니다. 취업을 목표로 할 것인가. 심도 있는 공부를 위해 진학을 할 것인가. 스타트업 도전을 위해 창업을 공부할 것인지, 가업을 승계할지 모두 개인의 결정에 따라 최종선택지가 달라집니다. 입시 때 뇌리에 박힌 대학의 서열이 작용할 수는 있겠지만, 당시 굳게 믿었던 입시 배치표가 대학생의 성공률과는 별개라는 걸 사회에 나올 때쯤 알게 됩니다. 해마다 졸업생들의 진로만으로도 그 대학의 교육이 제대로 되었는지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대학의 취업률은 미래에 투자하는 입시생들에게 서열만큼이나 중요한 판단기준이 됩니다. 취업에 강한 대학, 취업사관학교, 전국 최고의 취업률... 대학들이 취업률 홍보에 열을 올리는 이유입니다. 2009년 건강보험공단의 DB가 취업률 통계와 연계되기 전까진 대학 내부자와 외부 이용자 간의 정보 불균형이 심했습니다. 대학들의 통계 부풀리기로 취업률은 신뢰를 얻지 못했습니다. 지금은 교육부가 매년 졸업하는 해 12월 31일을 기준으로 취업률을 직접 조사해 발표하고 있습니다. ‘취업 실명제’입니다. 높은 취업률이 능사는 아닙니다. 취업의 품질도 봐야 합니다. 대기업과 중소기업, 공기업 등 직장의 유형과 수습 기간, 연봉 등 근로조건이 다양한데, 단순히 졸업생 대비 취업자 수의 비율로 대학의 성적을 매길 순 없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유지취업률이 중요합니다. 대학들이 졸업생들을 단기간 취직시켜 놓고 이를 취업률에 반영시키는 편법을 막기 위해 교육부가 2012년부터 도입한 지표입니다. 교육부는 연말 기준 건보료의 직장가입자 대비 분기별(3,6,9,11월) 직장 건보료 납부자의 비율을 유지취업률로 공시하고 있습니다. 취업한 직장의 만족도를 판단하는 기간을 취업 후 1년으로 가정해 산출된 지표는 졸업생의 전공적합도를 대용하는 셈입니다.

최근 전국 대학의 2023년 정보공시 취업률과 유지취업률이 발표되었습니다.
우리대학의 약진이 돋보입니다. 작년 67.1%이던 취업률이 72.5%로 무려 5.4%나 상승했습니다. 전국 201개교 가운데 36위입니다. 들여다보면, 내용은 이보다 훨씬 좋습니다. 우선 졸업자 902명 중 남학생과 여학생의 취업률이 각각 72.7%, 72.1%로 남녀균형비는 전국 2위입니다.
의사와 간호사, 목회지도자처럼 취업 여건이 일반 대학들과 다른 보건‧의료대학(을지대 본교 및 분교 두 곳, 가톨릭대, 건양대, 목포가톨릭대, 경동대, 예수대, 차의과대, 부산가톨릭대, 남부대, 김천대, 인천가톨릭대 등)과 종교·체육대학(가톨릭대, 칼빈대, 한국체대, 안양대, 부산장신대, 한세대, 루터대, 선문대, 서울장신대, 신한대, 중원대 등)을 제외하면, 일반 대학 가운데 포항공대, 목포해양대, 한국기술교육대가 각각 1, 2, 3위의 대학입니다.

우리 대학은 8위입니다. 매년 대학평가 등에서 우리대학의 최상위권 지표들이 빠지는 건 4개 이상의 단과대학을 둔 ‘종합대학’을 표본으로 하기 때문입니다. 이번 취업률에서 이들 대형대학의 순위는 성균관대(76.5%), 한양대(72.5%), 중앙대(72.4%)가 각각 1, 2, 3위이고 서울대는 12위(70.3%)입니다. 취업만 놓고 볼 때, 입학할 때와 졸업할 때의 서열은 이렇게 다릅니다.

2022년 졸업생을 대상으로 집계된 우리 대학의 유지취업률은 작년 90.6%에 이어 올해도 90.9%로 서강대에 이어 2위입니다. 금년도 크게 상승한 취업률을 함께 고려하면 매우 양호한 성적표입니다. 취업률 높고 직장 만족도까지 높으니 취업에 관한한 최고의 대학입니다. 들어올 때처럼 나가는 것도 각자의 몫이긴 하지만, 그래도 취업에 실패한 27.5%의 졸업생들이 마음에 걸립니다. 대학 서열에서 실제 가치보다 낮게 평가되는 KAU는 분명 저평가된(under-valued) 대학입니다. 입시 배치표의 서열보다 취업률 지표의 서열이 낮은 경우라면, 그건 과대 평가된 겁니다. 대학의 선택이 인생의 투자라면 KAU는 매력적인 대상입니다. 올 상반기엔 우주항공청이 출범할 정도로 항공우주산업의 전망도 밝습니다. 그래도 우리는 꿈의 취업률 80% 달성을 위해 더 분발해야 하겠습니다. We are still hungry.



<총장의 메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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